건조한 피부 겨울 관리법 — 속당김이 안 잡히는 이유
10월쯤부터 갑자기 세수 후 당기고, 화장이 들뜨고, 볼에 각질이 일어납니다. 매년 반복되는데 매년 제품만 바꾸다 끝납니다.
제품을 바꿔도 안 잡히는 건 대부분 원인이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.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.
겨울 건조함은 두 종류입니다
이걸 구분하지 않으면 엉뚱한 제품을 삽니다.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.
- 단순 건조 — 습도가 낮아 수분이 빨리 증발하는 상태. 크림을 덧바르면 바로 좋아집니다. 계절이 지나면 사라집니다.
- 장벽 손상 — 피부가 수분을 붙잡는 능력 자체가 망가진 상태. 크림을 아무리 발라도 몇 시간 뒤 다시 당깁니다. 여기서 크림만 더 사는 게 가장 흔한 헛돈입니다.
내 피부가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법
아래 항목 중 셋 이상이면 장벽 손상 쪽입니다. 이때는 보습보다 회복이 먼저입니다.
- 세안 직후가 아니라 크림을 바른 뒤에도 두세 시간이면 당긴다
- 평소 잘 쓰던 제품이 어느 날부터 따갑다
- 볼이나 입가가 이유 없이 붉다
-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는데 문질러도 계속 생긴다
- 피부가 얇아진 느낌이고 실핏줄이 비친다
장벽이 무너졌다면 먼저 빼야 합니다
이 상태에서 좋은 걸 더하는 건 효과가 없습니다. 자극을 빼는 게 먼저입니다.
각질 제거, 레티놀, 고농도 비타민C, 스크럽, 클렌징 브러시를 최소 2주간 전부 중단하세요. 그동안은 순한 클렌저 · 진정 토너 · 세라마이드 크림, 이 세 단계만 남깁니다.
회복에는 보통 2주에서 한 달이 걸립니다. 일주일 해보고 안 낫는다고 다시 제품을 늘리면 원점으로 돌아갑니다.
겨울에 성분표에서 찾아야 할 것
여름과는 봐야 할 성분이 다릅니다. 수분을 끌어오는 성분과 가두는 성분이 둘 다 필요합니다.
- 세라마이드 — 장벽의 벽돌 사이 시멘트 역할. 겨울 건성에는 사실상 1순위입니다.
- 판테놀 · 마데카소사이드 — 진정과 회복. 붉어짐이 있다면 챙기세요.
- 스쿠알란 · 시어버터 —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덮는 유분. 건성에겐 유분이 적이 아닙니다.
- 히알루론산 — 수분을 끌어옵니다. 다만 건조한 실내에서 이것만 바르면 오히려 더 당깁니다. 반드시 위에 크림을 덮으세요.
- 피해야 할 것 — 고농도 알코올, 강한 향료, 멘톨 같은 청량감 성분
바르는 순서와 타이밍
같은 제품도 언제 바르느냐로 결과가 갈립니다. 겨울엔 특히 그렇습니다.
핵심은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덮는 것입니다. 세안 후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기만 하고 3분 안에 토너 → 세럼 → 크림을 이어서 바르세요. 완전히 마른 뒤 바르면 가둘 물이 없습니다.
밤에는 크림을 한 번 더 얹어도 됩니다. 자는 동안 수분 손실이 가장 큽니다.
제품보다 환경이 더 클 때가 많습니다
겨울 실내 습도는 난방 때문에 20~30%까지 떨어집니다. 피부에 필요한 건 40~60%입니다.
이 차이는 크림 몇 만원어치보다 큽니다. 가습기를 침실에만 틀어도 아침 상태가 달라집니다. 없다면 빨래를 널거나 물 담은 그릇을 놓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.
뜨거운 물 샤워도 원인입니다. 온도를 미지근하게 낮추고 시간을 10분 안쪽으로 줄이면 몸 건조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.
세안부터 바꿔야 합니다
겨울 건조함의 출발점이 세안인 경우가 많습니다. 씻고 난 뒤 뽀득뽀득한 느낌이 든다면 필요한 유분까지 씻겨 나간 것입니다. 그 상태에서는 뒤에 무엇을 발라도 따라잡기 어렵습니다.
아침에는 물로만 헹구거나 순한 클렌저를 소량만 쓰고, 저녁에도 세안 시간을 1분 안쪽으로 줄여 보세요. 물 온도는 미지근하게 맞춥니다.
세정력과 자극 사이에서 클렌저를 고르는 기준은 클렌징폼 편에 정리했습니다.
낮 동안 당길 때의 대처
사무실에서 얼굴이 당길 때 미스트만 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. 뿌린 순간은 시원하지만, 그 물이 증발하면서 오히려 더 당기게 됩니다.
미스트를 썼다면 그 위에 크림을 소량 덧바르는 것까지가 한 세트입니다. 메이크업을 한 상태라면 밤 타입 제품을 손끝에 아주 조금 녹여 당기는 부위에 눌러 주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.
장벽을 메우는 성분이 왜 겨울에 중요한지는 세라마이드 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.
얼굴만 건조한 것이 아닙니다
같은 원리가 입술과 손, 몸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. 물기가 있을 때 덮는다는 원칙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.
- 입술 — 침을 바르면 마르면서 더 틉니다. 밀폐력이 좋은 립밤을 자기 전에 넉넉히 바릅니다.
- 손 — 손을 씻을 때마다 유분이 빠져나갑니다. 씻은 직후 물기가 조금 남았을 때 핸드크림을 바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.
- 몸 — 샤워 후 욕실을 나오기 전, 3분 안에 바디로션을 바릅니다. 정강이와 팔꿈치처럼 피지선이 적은 부위부터 챙기세요.
화장품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되는 경우
이 글의 방법은 계절성 건조와 가벼운 장벽 손상을 전제로 합니다. 진물이 나거나, 가려워서 잠을 깨거나, 갈라져 피가 나는 상태가 2주 이상 이어진다면 화장품을 바꿀 일이 아니라 피부과 진료를 받을 일입니다.
그런 상태에서 새 제품을 이것저것 시도하면 원인을 찾기만 더 어려워집니다.
스킨케어 제품 살펴보기
위 기준에 해당하는 제품들입니다. 가격은 시점에 따라 달라지니 링크에서 확인하세요.
자주 묻는 질문
- 크림을 두껍게 바르면 되지 않나요?
- 장벽이 멀쩡하다면 효과가 있습니다. 하지만 손상된 상태라면 가둘 수분 자체가 부족해서 겉만 번들거리고 속은 계속 당깁니다. 회복이 먼저입니다.
- 오일을 발라도 되나요?
- 크림 위에 마지막 단계로 소량 쓰면 수분 증발을 막아줍니다. 다만 오일만 단독으로 바르면 수분 공급이 안 되므로 반드시 크림 뒤에 쓰세요.
- 여름에 쓰던 제품을 겨울에 그대로 써도 되나요?
- 가벼운 젤 제형이라면 겨울엔 부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. 10월쯤 한 단계 무거운 제형으로 바꾸는 게 대부분에게 맞습니다.
- 각질이 일어나면 벗겨내야 하나요?
- 겨울 각질은 대부분 건조가 원인이라 벗겨내면 더 심해집니다. 각질 제거 대신 보습과 진정으로 접근하세요.